“아무것도 머물러 두지 아니하고, 기억할 만한 것이 없다.”
道(One)에 대한 바른 믿음은 정해진 법칙에 머물지 않고, 일체를 놓아버려 아무 기억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삼법인(三法印)인 ‘제행무상(諸行無常: 전 1:2)과 제법무아(諸法無我)의 이치’를 터득하고 집착(ego)을 버리면 최고 행복의 경지인 열반적정(佛性)에 이를 수 있다. 모든 존재는 무상하기 때문에 “정해진 모습이 없고(無相), 머물 곳이 없으며(無住), 집착할 것이 없다(無念)”(육조단경, 도마복음 86장). 즉 ‘머무는 곳’(집착)이 있다면 일회용이다.
삼조 승찬대사는 문둥병때문에 이조 혜가대사를 찾아가서 “스님, 저는 무슨 업(業, 죄) 때문에 이러한 고통을 받아야 합니까?”라고 눈물로서 여쭈니, 혜가대사는 “그 죄가 어디 있는가? 가져와 보게.”라고 되물었다. 승찬대사는 이 한마디 즉 “일체가 머물지 아니하여 기억할 아무것도 없도다(一切不留 無可記憶)” 즉 상대적으로 바라보는 개념이 전혀 없다는 하나(One)의 깨달음(지혜)으로 자기에게 심한 고통을 안겨준 문둥병을 치유할 수 있었다.